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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양로원 시설에 들렀다. 시설을 둘러보다 눈에 들어온 액자에 담긴 글귀들이 하도 재미있어 한참을 보고 속으로 웃다가 한 어르신에게 로 가겠다고 여쭈어라
육십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지금은 안 계신다고 여쭈어라.
칠십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이르다고 여쭈어라.
칠십칠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지금부터 노락을 즐긴다고 여쭈어라.
팔십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이래도 아직은 쓸모 있다고 여쭈어라.
팔십팔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쌀밥을 더 먹고 가겠다고 여쭈어라.
구십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여쭈어라.
구십구에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때를 보아 스스로 가겠다고 여쭈어라.
“그것 참 아무리 봐도 재미있는 글귀네요.”
“아. 그랴. 참 재미있는 구절이지.”
“그런데, 어르신. 이거 언제부터 걸어 놓은 건가요?”
“나도 몰러. 나도 여기 와서 보았응께.”
그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드디어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고, 술꾼이 주막을 그냥 지나가면 실례가 아니겠는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 어르신이 묻는다.
“아, 젊은이. 그건 왜 찍는 겨?”
“예. 하도 재미있어서 그냥 사진에 담아 두고 많은 사람과 나눠 보게요.”
“허허허허, 그 사람 참 재미있는 사람일세.”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본국으로 가서 알린 것 같은 그런 마음을 알까. 좋은 보물을 먼저 발견한 양 카메라에 고이 담아 집에 가져와서 컴퓨터에 올리면서 또 한 번 고개가 끄떡여 진다.
“그것 참. 사람들은 재주도 좋아. 어쩜 저렇게 말도 참 잘 만들어 낼까.” 그 문구처럼 ‘나도 노년이 되어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으면, 그러면서도 죽음 앞에서도 재치 있고 여유 있는 반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죽음 앞에서 당당하고 여유 있는 만큼 삶도 그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불현듯 스친다.
출처/ 당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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